[박재홍] 웃음 되찾은 괴물 '공이 커보여'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3시 48분
역시 스타는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현대 타선의 핵 박재홍（26）이 슬럼프에서 벗어나 타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한화전 승리로 5연패뒤 올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한 현대 김재박감독은 팀의 상승세보다도 더 기쁜 일로 주저없이 박재홍의 컨디션 회복을 꼽았다.
김감독은 "재홍이가 살아나면서 타선의 응집력이 좋아진게 가장 큰 변화"라고 딱 집어 말했다.
박재홍은 요즘 타석에서의 자세부터 이전과 달라졌다.
불과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성급하게 상체가 따라 나가던 것이 최근엔 공을 몸에 붙여놓고 자신있게 방망이를 휘둘러댄다.
한화와의 2연전을 통해 박재홍은 단 한차례도 어설프게 타석에서 물러난 적이 없다.
비록 아웃은 되더라도 타구가 모두 방망이 중심에 맞았다.
지난달 29일 경기에서는 6회초 한화 선발 정민철로부터 1득점의 단초가 되는 깨끗한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주자 1루에서 의식적으로 밀어친 전형적인 팀배팅.
3경기 연속 안타행진속에 1할대에서 허덕이던 타율이 금세 2할1푼6리로 뛰어 올랐다.
박재홍이 타격감을 잡으면서 타선전체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최근 3경기에서 연타능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상대투수가 박재홍을 심하게 견제하는 사이 5,6번인 피어슨 박경완이 안타를 연거푸 터뜨려 주기 때문이다.
"방망이가 맞지 않아 밤잠을 설칠 만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야 조금 자신감이 생긴다. 나로 인해 팀분위기가 반전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박재홍이 오랜만에 하얀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대전＝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