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번이나 역전승 '무서운 뒷심'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3시 48분
삼성의 경기가 재밌다. 이기건 지건 아슬아슬한 승부가 많다.
지금까지 연장전 3경기, 1점차 승리와 패배가 각각 4경기에 역전승 5경기, 역전패가 4경기다.
그나마 1점차 패배나 역전패는 초반의 일이었을 뿐 지난달 중순부턴 경기 막판에 승리를 거머쥐는 끈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7－8로 끌려가다 9회말 2점을 뽑는 뒷심을 자랑했다.
이 덕분에 3연패를 두번씩이나 하고도 매직리그 선두인 LG를 1.5게임차로 바싹 뒤쫓는 2위다.
지난해까지 역전패를 밥먹듯 하던 삼성의 뒷심이 좋아진데는 무엇보다 튼튼해진 중간과 마무리를 꼽을 수 있다.
재활훈련 중인 박충식 김상엽이 빠져 선발진 무게는 다소 가볍지만 김현욱－임창용으로 이어지는 스토퍼들이 좀체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이승엽 김기태 김한수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 신동주 정경배가 뒤를 받치는 하위타선의 공격력은 언제든지 점수를 뽑아낼 만큼 강력하다.
일찌감치 라인업을 재구성한 벤치의 결단력도 한몫을 했다.
초반 삼성은 이승엽과 포지션이 겹치는 스미스와 김기태를 각각 4번 지명타자, 5번 좌익수로 출전시켰다.
자원을 최대할 활용할 목적이었지만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스미스의 타격이 신통치 않아 번번이 공격의 맥이 끊겼고, 난생처음 외야수를 맡은 김기태마저 외야에서 `만세'를 부르기 일쑤였다.
마침내 서정환감독은 개막 10경기만에 스미스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김기태를 지명타자로 돌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일부에서 "조급한 결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 결정 하나가 기운을 차리는 활력소가 될 줄은 그들도 몰랐던 것이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