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확 달라졌다' 허슬플레이에 방망이도 '캡'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3시 48분
"진작에 2군에 보낼 걸 그랬지."
해태 `말썽꾼' 외국인 선수 브릭스（28）가 달라졌다. 달라져도 보통 달라진 게 아니다.
불과 열흘 사이에 아예 딴 사람이 되서 돌아왔다.
2군으로 쫓겨간지 10일만에 1군에 복귀한 지난달 29일 잠실 LG전.
1회 우전안타로 득점타를 쳐낸 브릭스는 3회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LG를 놀라게 했다.
평범한 중견수앞 안타를 쳐낸뒤 LG 중견수 대톨라가 느슨한 수비를 펼친 사이 잽싸게 2루까지 점령해 버린 것.
1루를 돌아 그야말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전력질주한 브릭스는 2루에서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뽀얀 흙먼지를 일으켰다.
좌중간 안타를 터뜨린 7회에도 마찬가지.
보통 선수라면 2루에 머물렀겠지만 발동이 걸린 브릭스는 탄력을 이용, 3루까지 내달았다.
역시 3루쪽 흙이 파일 정도의 다이내믹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5타수 3안타 1타점의 타격성적도 그렇지만 이날 브릭스가 보여준 두차례의 허슬플레이는 압권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브릭스를 보고 코칭스태프에선 "이젠 정신 좀 차린 것 같다"며 흐뭇한 눈치.
그동안 잦은 불만 표출과 불성실한 훈련태도를 보였던 브릭스에게 2군 추락은 정신이 번쩍 드는 `사건'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발동했다.
2군에서 `1군 호출'을 기다리며 칼날을 다듬을 수 밖에.
김응용식 `용병 길들이기 작전'은 일단 성공인 것 처럼 보인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