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행운 따라준 소중한 1승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01시 10분
박찬호에게 다시 행운이 찾아들고 있다.
밀워키전의 승리는 구질이나 내용면에서 `코리안 특급'의 기세를 되찾은 경기이기도 했지만 승운도 크게 따랐다.
1회초 1사 1,3루에서 밀워키 5번 션 베리가 친 직선타구는 다저스 유격수 그루질라넥의 눈부신 수비가 아니었다면 2타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자칫 박찬호의 기세가 초반에 완전히 꺾일 수 있는 최대 분수령이었다.
곧이어 6번 닐슨이 친 직선타구 역시 2루수 영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3회에는 선두 시릴로가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뛰다가 횡사했고, 7회 1사 1루에서는 2번 로레타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끝에 몸쪽 높이 치솟는 공을 던졌는데 황급히 피하던 로레타에게 삼진이 선언된 것도 행운이었다.
초반 위기를 넘긴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상승세를 타던 98년 당시와 흡사했다. 공의 배합도 좋았고, 높은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의 조화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는데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여전한 문제점은 선두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번번이 패하고 있다는 것.
6⅔이닝 동안 5회에 단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했을뿐 네차례나 선두타자에게 안타 혹은 4구를 내줬다.
특히 지난 13일 애리조나전 4회 이후 밀워키전 5회까지 13이닝 동안 단 한번도 삼자범퇴를 기록하지 못했고, 11번이나 선두타자를 진루시켰다.
이 때문에 모든 경기가 힘겹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고무적인 것은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빠지는 공으로 타자를 잡는 법을 박찬호가 다시 되찾아가고 있다는 것.
또 높게 치솟는 공이 타자들의 눈높이를 바꾸는데 큰 몫을 했다.
아무튼 밀워키전의 승리는 박찬호의 시즌 초반 부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중한 1승이 됐다.
[ 밀워키（미 위스콘신주）＝민훈기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