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신장개업']라이벌 중국집 끝없는 파행그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5시 50분
`인육으로 자장면맛을 낸다는 소문이 나도는데….'
영화가에 자장면을 소재로 한 작품이 연속적으로 나온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고, `신장개업'（김성홍 감독－황기성사단 제작）도 그중 한작품으로 분류됐는데 사실 이 영화의 주된 소재는 `자장면'이라기보다 `인육'이다.
`신장개업'은 인육을 둘러싼 라이벌 중국집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인육 때문에 사건이 터지고, 일이 꼬이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소읍의 토박이 중국집 중화루는 건너편에 아방궁이란 기이한 중국집이 들어서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한다. 중화루의 왕사장（김승우）은 `기가 막히다'로 알려진 아방궁의 자장면을 직접 먹어보다가 사람의 손가락을 발견하고 기겁한다.
왕사장은 아방궁이 인육을 쓴다는 증거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지만 번번이 실패를 겪고, `인육 자장면' 소문 때문에 잠시 침체됐던 아방궁은 이 자장면이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다시 호황을 누린다.
미쳐버린 왕사장은 `우리도 인육을 써야겠다'며 공동묘지를 뒤지다가 여의치않자 사람을 잡겠다고 나서는데….
김성홍 감독은 인육이란 살벌한 소재를 `웃기는 자장면'처럼 풀어낸다.
코미디 영화 `투캅스'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스릴러 영화 `손톱'의 연출자인 김성홍 감독은 이 영화에서 관객을 무섭게 하다가 웃기게 만드는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다.
`무섭고 웃기는' 대표적인 시퀀스가 김승우가 인육 자장면의 증거를 잡겠다면서 배달원 이범수를 아방궁으로 투입하는 부분.
어벙한 캐릭터의 이범수가 아방궁의 냉장고에서 `눈알'을 발견하는 장면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을 만큼 무섭지만 곧이어 그가 창문으로 도주하다가 아방궁 사람들에게 발목을 잡히고 버둥거리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진다. 아방궁 사람이 칼을 내려치는 순간에 이범수가 탈출하는 장면은 스릴과 폭소를 순간적으로 동시에 가져다준다.
이같은 영화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진은 `신장개업'이란 제목앞에 `컬트 코미디'란 장르명칭을 붙였다.（5월 1일, 단성사）
전문가 평점
★★★★★（최우수） ★★★★（우수） ★★★（괜찮은 수준） ★★（보통） ★（수준이하）
강한섭（서울예전 교수）－★★★★
유지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