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부유층 노리는'중년꽃뱀' 활개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4시 34분
50대 여인이 대학교수를 유혹, 성관계를 맺은 뒤 돈을 뜯어오다가 경찰에 꼬리가 잡힌 사건이 지난 26일 있었다.
`57세'라는 나이만 없으면 흔하디 흔한 `꽃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도대체 꽃뱀의 정년(停年)은 몇살인가'하며 의아해 했다.
흔히 남자를 유혹해 돈을 뜯어내는 꽃뱀은 젊고 아름다운 여자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최근에는 `환갑'에 가까운 `늙은 꽃뱀'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에 중년 여인이 찾아왔다.
30대에 못지 않은 늘씬한 몸매, 연예인 같은 헤어 스타일, 최고급 의상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환자는 40대 중반으로 보였다.
젊어 보이기 위해 쌍꺼풀 수술과 함께 눈밑 지방 제거 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였다.
A원장은 그러나 환자 기록 카드에 적힌 54세라는 나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여인은 "남편이 튼튼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라며 은근히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수술이 잘 끝난 뒤 그 여인은 "고맙다"며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의했다.
A원장은 한사코 사양했지만 퇴근시간에 자가용 승용차를 병원 앞에 세워놓고 기다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A원장은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친구 누나를 만났다.
그 누나가 깜짝 놀라 물었다.
"A원장, 저 여자 어떻게 알아? 저 여자 강남에서 유명한 꽃뱀이야."
그 여인은 약 한달이 지난 4월 중순, 다시 A원장을 찾아왔다.
차는 소나타에서 뉴 그랜저로 바뀌어 있었다.
강남구 신사동의 남성 클리닉 원장 B씨는 최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60대 후반 환자에게서 `한가지 기쁜 소식과 한가지 나쁜 소식'을 들었다.
극심한 당뇨병으로 50대 중반에 성기능을 잃었던 그 환자는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고 언제나 성생활을 할 수 있는 `전천후 사나이'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그 환자는 한달에 1∼2번씩 저녁과 술을 사며 `다시 찾은 남성으로서의 무용담'을 자랑했다.
그러던 이달 초 그가 찾아와 허탈하게 웃으며 털어놓았다.
5년전 아내와 사별, 적당한 `파트너'가 없었던 그는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여자와 사귀어 함께 골프여행도 가며 재미있게 지냈는데 자꾸 돈을 요구해 알고봤더니 꽃뱀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결국 2천여만원을 뜯기고 꽃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같은 40∼50대 꽃뱀의 `활약'에 대해 B원장은 "의학의 발달로 남성의 성기능이 매우 늘어났고, 이가운데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며 "중년의 꽃뱀들이 성기능은 왕성하되 적당한 배출구가 없는 남성을 노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