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두둑한 배짱 '마무리로 뜬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4시 04분
현대 마운드의 신세대 주자이며, 지난해 신인왕 김수경(20)이 마무리 투수의 중책을 떠맡는다.
현대 김재박감독은 조규제가 골반부상으로 중도탈락한 팀 사정상 세이브 전문투수로 제2선발인 김수경을 29일 대전 한화전부터 투입키로 결정했다.
김감독은 29일 "다른 대안이 없다. 마무리 투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어차피 한명이 전담해야 한다면 일찌감치 정해놓는 것이 좋다. 선발이 흔들릴 수 있겠지만 김수경을 올시즌 세이브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대전 한화전서 임시방편으로 에이스 정민태를 소방수로 기용했던 김감독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했지만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기존틀을 지키는 것은 김수경을 마무리로 옮기는 것이었다"며 이같은 결정이 오랜 고심끝에 나왔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감독은 김수경이 마무리로 빠져나간 빈 선발자리는 조규제가 부상에서 회복되는대로 임무교대하게 되며 그전까지는 중간계투 요원인 최영필이나 박장희가 맡게 된다.
김수경은 현재 현대 투수진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
초반 투구밸런스가 안좋아 잠시 고전했으나 지난 26일 삼성전서 2승째를 따낸 뒤 예의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145㎞를 넘는 빠른 직구가 위력을 찾은 상태.
특히 앳된 투수답지 않게 승부욕이 뛰어나고 마운드에서의 대담한 근성이 마무리 투수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임시 마무리를 맡아 2세이브를 올릴 만큼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갑자기 소방수의 중책을 안은 김수경은 "선발이 좋지만 지금 팀사정을 감안한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할 때가 아니다. 나를 믿고 맡겨준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힘껏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전＝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