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휴스턴로키츠 - 춘추전국시대 새강자로 급부상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4시 04분
90년대 최강의 NBA(미국프로농구) 팀은 누가 뭐래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벼텼던 시카고 불스였다.
하지만 `황제'가 퇴위하면서 정국은 혼미상태로 빠졌고 99시즌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
조던과 함께 `불스왕조'의 영화를 누렸던 영웅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역시 스코티 피펜(35)이었다.
항상 `넘버 2'로 조던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피펜은 불스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 무섭게 각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결국 그가 선택한 곳은 휴스턴 로키츠.
비록 내일 모레면 불혹의 나이를 맞지만 휴스턴엔 `최고의 센터' 하킴 올라주원(37)과 `코트의 난폭자' 찰스 바클리(37)가 버티고 있어서였다.
일부에선 "피펜을 빼곤 흘러간 스타"라며 혹평도 했지만 이들이 삼총사를 구성하자 대다수 전문가들은 휴스턴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은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것일까.
93∼94시즌 이후 휴스턴의 2연패를 이끌었던 올라주원이 나이를 이겨내지 못했고 큼지막한 엉덩이로 불도저처럼 골밑을 파고들던 바클리의 파워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조던과 연출했던 피펜의 환상적인 플레이 역시 이적 이후 찾아볼 수 없었고 시즌 중반까지 휴스턴은 웨스턴컨퍼런스 5~6위를 넘나드는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을 입증하듯 삼총사는 시즌 중반 이후 슬슬 진가를 발휘했다.
한때 반타작에도 이르지 못하던 승률이 4월초를 기점으로 7할대로 급상승했고 급기야 지난 27일엔 `공룡센터' 샤킬 오닐과 `황태자' 코비 브라이언트가 버틴 LA 레이커스를 102대80으로 격파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피펜은 26득점, 바클리는 20득점을 뽑는 등 삼총사가 60득점을 합작한 것.
NBA 전문가들은 "경기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의 활약이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포스트시즌서는 휴스턴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한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