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칼럼]전여옥-日황금연휴 관광객 붙잡아라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4시 04분
관광산업을 흔히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한다.
그만큼 고부가가치로 남는 것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주는 일본 사람들이 최대의 휴가로 치는 이른바 골든 위크다.
일본 사람들이 장기적인 불황 덕분에 한국으로 대거 휴가를 즐기러 오는 모양이다.
원래 일본이 경기가 좋을 때는 멀고 비싸더라도 유럽등지로 갔지만 요즘은 `싸고 가까운'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관광은 부끄럽게도 일본 남자들이 마누라 몰래 오는 관광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점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워낙 한국관광이 싸다 보니 젊은 층이 한국을 찾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의 한끼 식사값으로 호텔과 비행기가 포함된 한국여행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들 젊은이들은 한국에 와서 동대문시장에 들러 옷을 사고 아가씨들은 이른바 `에스테'라고 하는 맛사지 관광을 즐긴다고 한다.
이런 추세에 대해 어떤 분들은 한국관광이 싸구려에 머무는 것을, 또 때밀이 관광의 대명사가 된 것을 한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생파티보다 때밀이관광은 훨씬 더 건전하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이른바 스파관광이라고 해서 온천지에서 한 일주일 돈많은 아줌마들에게 온갖 마사지를 해주고 큰 돈을 버는 유럽의 몇몇 나라도 있고 태국의 큰 호텔의 여성용 맛사지 역시 거의 중독상태가 된 부유한 유럽여성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내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맛사지 관광은 때를 밀고 온갖 약초로 팩을 해주고 전신 맛사지는 상당한 수준급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떤 식으로 잘 다듬고 시스템을 만들어 고부가가치로 만드느냐 하는 점이다.
가령 예를 들면 산수가 빼어난 곳에 일본 아가씨 전용 맛사지 호텔을 만들어 건강한 정식과 맛사지를 셋트로 묶어 관광객을 유치할 수도 있다.
또한 맛사지의 부가적 코스로서 미용침술이나 간단한 수지침강의와 실습으로 다이어트 관광이라는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일본 관광객은 한국에서 조금만 머리를 쓰면 얼마든지 유치할 수 있는 황금시장이다.
게다가 흔히 OL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아가씨들은 쪼들리는 일본인들 가운데 그래도 돈을 펑펑 잘 쓰는 그룹이다.
일본 아가씨 관광, 그것이 바로 한국관광이 놓치고 있는 황금의 틈새시장이 아닐까. [방송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