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반달곰의 '잔인한 4월'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01시 23분
시즌전 예상이 족집게처럼 척척 들어맞으면 기분좋은 일일까.
두산 김인식감독의 얼굴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시즌전 콕콕 집어내 걱정했던 팀의 약점들이 고스란히 현실로 닥쳤으니….
화끈한 폭발력의 타선 칭찬을 들을때마다 김감독은 고개를 흔들었다.
"기복이 심한데다 상대 투수의 수준에 따라 기록차가 너무 크다"고 걱정했다.
투타에서 알굵은 재목이 고르다는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선수 숫자는 못믿는다"면서 "얼마나 안다치느냐가 중요하다"고 못박았다.
김감독의 두가지 걱정은 그대로 들어맞아 4월 한달동안 달려나갈듯 뛰쳐나갈듯 하면서도 머뭇머뭇하는 두산의 족쇄가 되고 있다.
28일의 대구 삼성전은 두산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
지난 주말 잠실 롯데와의 3연전서 37개의 안타를 터뜨렸던 타선이 5안타로 얼어붙었다.
1회와 3회 거푸 만루찬스를 날리고 나자 4회 이후 6이닝 동안 삼성 노장진@김현욱 계투조에 2안타로 묶이는 빈공.
두산의 이날 선발은 이광우.
에이스 박명환이 어깨 통증으로 빠지고 왼손 김영수가 팔꿈치 부상으로 물러난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올시즌 3번째 선발 등판했지만 삼성 타선을 상대하기엔 힘이 부쳤다.
2⅓이닝 4안타 3실점하고 3회 강판. 선발 구멍탓에 연투 부담에 허리가 휘는 미들맨들은 피곤하다.
캐세레스 심정수가 수비 제자리서 빠져있는 타선에도 부상 얼룩이 심각하다.
반달곰의 `4월나기'가 쉽지않다.
[ 대구＝이승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