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문환-구영탄은 작가 고행석 판박이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4시 55분
작가를 아는 독자의 경우, 가끔 만화 속에서 작가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설령 그것이 작가의 이미지가 응축된 캐리커처는 아닐 지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주인공은 물론, 조연 혹은 심지어 행인 같은 엑스트라로 등장해도 그 모습과 성격들이 작가와 얼마나 비슷한 지 모른다.
신세대 만화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김준범의 '따로 따로 형제(사진)'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원범은 그야말로 작가의 판박이다. 하는 행동과 성격, 모습까지 영락없다. 책 날개에 사진 대신 실은 작가 캐리커처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캡틴 서바이벌'에 등장하는 조연 신지용의 경우도 작가 손태규의 장난스러우면서도 경쟁심 강한 성격을 그대로 담고 있다. '불청객 시리즈'의 구영탄의 모습은 생김새 뿐만 아니라 어눌하며 포용력 있는 작가 고행석의 고운 심성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단행본 판매 180만부를 기록한 '진짜사나이'의 조연 덕배는 작가 박산하의 모습과, 주인공 제갈길은 그의 성격과 비슷하다.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길동 아저씨가 파마를 한 모습을 떠올리면 그대로 작가 김수정의 얼굴이 된다.
이와 다르게, 작가는 등장하지 않지만 작가의 가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주먹'의 작가 강주배는 그의 이상형이며 대단한 미인인 아내를 항상 여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그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여주인공 '여화'의 모습과 이미지는 부인을 꼭 빼닮았다.
이처럼 작가는 은연중에 자신의 모습과 성격을 작품에 반영한다. 그래서일까. 만화 편집자는 작가의 모습이나 성격이 작품에 배어나올 때, 그의 재능이 꽃피기 시작한다고 믿는다.
신인 만화가 여러분, 제발 자신의 모습과 체취를 작품에 담아 주시길…. [아선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