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미군장교 행세하며 8명과 성관계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3시 57분
`아직도 여자들은 미국이라면 약했어요…'
키 170㎝, 점잖고 말쑥한 신사복 차림의 조모씨（25）는 "만나는 여자들에게 미군 특수부대 소령인데 결혼해서 미국에 가서 살자고 하면 모두 다 몸을 쉽게 허락했다"고 밝혀 여성들의 그릇된 정조관념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8일 미군장교로 행세하면서 미혼녀들에게 접근, 성관계를 갖고 금품을 뜯어낸 조모씨（무직．경기 안산시 초지동）에 대해 혼인빙자간음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창천동에 있는 W카페에서 이모씨（27．여）에게 군복과 가짜 신분증 등을 보여주며 "미군 특수부대 소령인데 결혼해 미국으로 가자"며 접근, 지난 2일 여관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맺는 등 결혼을 빙자해 8명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다.
이 가운데는 여대생（21）도 끼어있었다.
조씨는 군인 신분으로 위장하기 위해 군복과 워커, 베레모, 계급장 및 포병부대 마크 등 군장과 장난감 권총 등을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했고 미군 신분증은 컴퓨터로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도 등 전과 4범으로 군대를 면제받은 조씨는 때론 군복차림으로, 때론 말쑥한 신사복 차림으로 여인들에게 접근했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조씨와 상대한 여자들은 한결같이 `보통 수준이상'의 미모를 가진 `쪽 빠진' 여자들이었다는 것.
조씨는 제주도 호텔이나 모텔 등지로 여자들을 데리고 가 `신혼여행연습'까지 해 여자들을 감쪽같이 속이기도 했다.
조씨는 또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모진동 건대입구 한 커피숍에서 만난 정모씨（여．30．무직）로부터 신용카드를 빌려 640만원어치를 사용한 것을 비롯, 피해자들의 카드로 물품구입이나 현금인출 등을 통해 28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서울 종로 2가 모 여관에 장기투숙하면서 옷을 갈아입을 때만 잠깐씩 여관방을 이용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한 형사는 "피의자는 키가 훤칠하고 매너가 부드러워서 여자들의 호감을 살만한 인물이었다"면서 "요즘 여자들의 정조관념이 너무 약했고 특히 미국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씨는 자신이 상대한 여자 가운데 한명으로부터 경찰에 고발돼 10여일 동안 조씨가 장기투숙중인 여관주변에 잠복근무한 서울경찰청 형사대에 의해 끝내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됐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