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삼손' 김주성 새로얻은 별명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3시 43분
`삼손', `야생마'.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김주성（부산 대우）의 별명이다.
`바람돌이'나 `재간둥이'처럼 여럿이서 공유하고 있는 흔한 별명도 많지만 삼손이나 야생마 만큼은 축구판에서 김주성 말고 어느 누구도 가져본 적이 없다.
아무 데나 갖다붙일 수 없을 만큼 색깔이 강하기 때문이리라.
한데 올들어 그에게 희한한 호칭이 하나 새로 붙었다.
`삼촌'이다.
특히 갓 입단한 새내기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부른다.
까마득한 선배인 김주성을 감히 `형'이라 부르지 못해 고심끝에 찾아낸 호칭이다.
호적에 66년생으로 올라 있는 김주성의 진짜 나이는 올해로 서른여섯.
64년생, 용띠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 새내기 박민서와는 12년, 2군에 있는 정태현과는 자그마치 15년 차이다.
이쯤되니 이들이 김주성에게 사용할 호칭이라고는 삼촌밖에 없었는 지도 모른다.
경기 때는 더 웃긴다.
"삼촌, 여기요", "삼촌, 반대요 반대"….
영문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숫제 조기축구회다.
이 대목에서 김주성의 불사조 같은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맨 처음 누구나처럼 하늘 같은 선배들과 공을 차기 시작해 이제는 후배들 하나 둘 떠나보내고 마침내 조카뻘 애송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한 2∼3년 더 뛴다면 아마 `아저씨' 소리까지 듣지 않을까 싶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