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이호준] 다정한 친구 '이젠 대포 라이벌'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3시 43분
고교무대를 평정했던 아마야구 최고타자와 최고투수가 이제는 프로의 간판 타자로 다시 만났다.
LG 김재현（24）과 해태 이호준（23）. 둘은 선의의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사이다.
지난 93년 졸업반이었을때 신일고의 김재현은 초고교급 선수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군침을 흘리게 한 거포였고, 이호준은 명문 광주일고의 에이스로 주목받던 투수.
둘은 나란히 연세대에 진학,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기로 했었다.
하지만 약속이나 한듯 프로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진학을 포기하고 막바로 `큰 물'로 뛰어들었다.
팀은 비록 LG와 해태로 엇갈렸지만 서로 "정상에서 만나자"며 손가락을 걸었다.
먼저 빛을 본 선수는 김재현. 입단하자 마자 `20（홈런）－20（도루）클럽'에 가입,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호쾌한 스윙과 빠른 발, 여기에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팬들을 사로잡았다.
반면 이호준은 프로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김재현이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때 이호준은 2군에서 `눈물젖은 빵'을 먹고 있었다.
입단후 2년간의 프로생활에서 얻은 결과는 투수로서의 적응 실패. 미련없이 타자로 돌았다.
뼈를 깎는 노력이 빛을 봤을까.
이호준은 작년시즌 팀내 최다홈런（19개）과 최다타점（77개）을 거두며 활짝 봉오리를 피웠다.
올시즌 둘의 타격성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정확성이 돋보이는 3번 김재현은 타율 3할1푼（71타수 22안타）에 4홈런 17타점, 장타력에서 앞서는 5번 이호준은 타율 2할6푼1리（69타수 18안타）에 5홈런 14타점.
팀타선의 중심으로 서 있는 둘은 27일부터 시작된 잠실 3연전에서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