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유령학교 (3)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5시 03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인희가 눈을 떴다. 자신이 어느 풀밭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가 …어딜까?'
그녀는 두려워졌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인희는 흠칫 놀랐다.
갑자기 눈앞에, 폐쇄됐던 학교가 나타나고 학생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
모두 신나게 놀고 있는 것이었다.
인희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이 학교 운동장가의 잔디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계속 그들이 놀고 있는걸 지켜보고 있던 중 인희는 다시 숨이 막힐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를 수도 없었다. 동시에 어디에선가 환청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애들이 공을 차고 있다. 애들이 공을 차고 있다. 애들이 공을 차고 있다. 애들이… 공… 공을… 차고 있다. 애들… 공, 아니 머리를 사람 머리를 차고 있다."
그녀는 의식이 희미해짐을 느꼈다. 모든 게 멀게 느껴지고….
귀가 멍멍하고 잘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희미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공을, 아니 머리를 차고 있는 애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한 명이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하자 다른 애들이 뭔가를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햇빛에 반사되는 것으로 봐서는 깨진 유리병 아니면 칼인지도 몰랐다.
인희는 순간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며 뒤를 보고 달렸다.
계속 달렸다. 미친 듯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산길을 지나고 풀숲을 헤치고는 계곡을 건넜다.
그 동안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얼마쯤 달렸을까?
달리고 있던 인희는 어느 풀밭에 도착했다.
"헉, 학, 후… 헉, 후…."
심장이 쿵쾅거리고 계속 숨을 헐떡거렸다.
"후… 휴…."
이제는 걷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그녀는 순간 눈앞이 아찔함을 느꼈다.
바로 앞에 그 학교가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이제 일과시간을 마쳤는지 학생들이 나오고 있었다.
인희는 이제 어떻게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들 틈에 누군가 섞여 나오고 있었다.
인희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그는 분명히, 태원이었다.
'태원씨는 죽었다. 죽었어！'
인희는 울고 싶었다.
그때 태원이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드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다가왔다.
"안돼！ 이건 꿈이야 악몽이라구！"
순간 인희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조금 전 거기, 2학년 교실에 있었고 옆에는 태원이 앉아 있었다.
"괜찮아? 왜 그래? 꿈이라도 꾼 거야?"
"응 악몽이었어, 악몽…. 애들이 공을 차고 노는데 공이…."
"공…, 이런 거?"
문득 태원은 자신의 머리를 손에 들었다. 그 얼굴에 미소가 지워졌다.[이번회 끝]
글·신호(아이디 `미래의신')/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