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6집 꾸준한 인기, 전국투어도 순항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5시 03분
가수 이승환은 우리나이로 올해 서른다섯이다.
`어린왕자'란 꼬리표를 달고 다니기엔 넘치는 나이다.
눈부신 봄햇살 아래서 만난 이승환에게선 그러나 그만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래위로 빼입은 `왕자옷' 때문일까. 십오년 어린 코디네이터와도 장난이 통하는 눈높이 때문일까.
지난 2월 발표한 6집이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다, 전국을 돌며 펼치는 라이브 콘서트도 순항중이다. 대한민국에서 노래부르는 사람들 중에 그만큼 걱정 없는 이도 드물 거다.
요즘은 사재를 털어 만든 스튜디오 `드림 팩토리'의 `공장장'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이승환과 환담을 나눴다.
－새앨범이 많이 나갔다던데, 현재 스코어가 어떤가.
▲지난달 집계했을 때 30만장 정도였다. 흔히 말하는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10만장은 더 팔아야 한다. 신보 예고편을 비롯해 뮤직비디오, 공연 때 나오는 영상 등 비디오 찍은 것만 3억원쯤 들었다. 또 원래 녹음비를 많이 쓴다.
－`그대는 모릅니다'에 이어 `세가지 소원'이 뜨던데.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참, `세가지 소원' 뮤직비디오에는 굉장한 사건이 있다. 연기에는 젬병인 내가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에서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이다. 천국에서 방탕한 짓을 하다 쫓겨난 천사역이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되나 기대는 금물이다.
－야외 콘서트를 펼친다던데.
▲원래 워커힐 호텔 야외에서 하기로 했었는데 무산됐다. 그쪽에서는 내가 조용한 발라드 가수로 알고 있었다 한다. 사실이 그러한데. 근데 지난번 나의 공연을 보고 난 관계자가 "이렇게 광란인 줄 몰랐다"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한 연유로 6월 19일 서울 체조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방송에선 통 얼굴을 볼 수 없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방송에서 불러주지 않는다. 나가고 싶어도 "`그대는 모릅니다' 한번 부를 시간이면 댄스가수 두팀이 나간다"며 손을 내젓는다. 옛날에는 어린 마음에 들국화 선배들처럼 되고 싶어 일부러 방송을 고사했는데. 이번 앨범 내고 `이소라의 프로포즈' `수요예술무대' 기타 등등 해서 6개쯤 나갔는데 아무래도 방송 출연만 하면 너무 긴장하는 경향이 있다. 베스트의 50%도 못 발휘하는 것 같다.
－나이 걱정은 안되나. 사귀는 여자가 있을 법 한데.
▲지난 6개월간 만난 여자가 없었다. 엄청난 금욕생활(`핫핫' 헛웃음)을 견디느라 힘들다. 사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마다 신인 여배우를 출연시키는 이유가 어떻게 한번 스캔들을 내볼까 해서인데, 운이 없다.
－해외진출의 계획은 없는지.
▲안그래도 해외진출을 해볼까 궁리하다 지난해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혼자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여기 저기 기웃거렸는데 눈치들이 별로인거 같아 쓸쓸히 돌아왔다. 내가 봐도 실력있고 괜찮은 가수들이 널린 곳이 일본이다. 문화개방 되기 전에 `적군'에 대해 제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