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읍] 연강홀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5시 03분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한지 어언 20년.
뮤지컬배우 남경읍(42)의 모습에는 강산이 두번 바뀐 세월의 깊이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고통과 희열, 땀과 눈물로 얼룩져온 시간이지만 이제는 다만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힘들었지만 항상 행복했습니다. 뮤지컬속에서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종로 연강홀에서 연기생활 20주년 기념무대 `사랑은 비를 타고'(오은희 작, 배해일 연출)를 공연중인 그는 요즘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다.
93년 초연 이후 500회 이상 무대에 올린 작품이라 `물릴 때'도 됐지만 김학준 양소민 두 젊은 후배와 호흡을 맞추면서 또다른 색깔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초연 당시의 멤버는 친동생 남경주와 최정원.
"동생과 함께 `우리 얘기를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에요. 제 삶을 담은 창작뮤지컬이라 할수록 더욱 애착이 갑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두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담은 `살롱 뮤지컬'. 출연자는 세명이지만 없을 것 빼고 다 있다.
남경읍은 이 작품에서 부모가 일찍 세상을 뜬 집안에서 동생들을 위해 결혼도 포기한 노총각 `동욱'으로 등장한다. 세심하고 깔끔하고 다정다감한 `맏형'을 그는 코믹한 춤과 굵직한 노래, 절제된 연기로 담아낸다.
70년대말 뮤지컬을 시작할 무렵 누구하나 가르쳐 주는 이 없어 스스로 춤과 성악을 배우느라 이곳저곳 부지런히 누볐다는 그는 "죽을 때까지 하는 공부가 바로 뮤지컬"이라고 지론을 편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5월16일까지. (02)5088555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