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재팬] 작은마을서 펼쳐지는 팬서비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4시 04분
본격적인 원정이 시작됐다.
지난주에는 9박10일간 도쿄와 히로시마에 머물며 원정 9연전을 치렀다.
작년 가장 길었던 20일간의 15연전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워낙 이동거리가 길어 `로드게임（일본에서는 이렇게 부름）'은 늘 부담스럽다.
도쿄에서 히로시마까지만해도 시속 300㎞로 달리는 신칸센 노조미를 타고도 3시간30분 이상을 달려야 한다.
일본에서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버스이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기차가 더 안전할 뿐더러 신칸센의 `그린카'는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의자가 넓어 그런대로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점점 힘들게 느껴지는 원정길이지만 보람도 있다. 세이브를 많이 따내 성적을 올리면 그 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낯설은 팬들을 만나 사인공세를 받을 때면 뿌듯함도 느낀다.
일본에서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매년 연고도시 인근의 작은 마을을 새로 지정해서 1∼2차례 홈경기를 치른다.
대표적인 예가 다음달 7일 우베（宇部）에서 열리는 히로시마전이다.
히로시마에서 한국의 국철과 같은 JR로 1시간 정도를 간뒤 경기장까지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지난 96년 일본에 온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생소한 곳이다. 이런 시골（?）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시설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구 10만∼20만의 소도시 어디나 야간조명시설을 번듯하게 갖춘 야구장 1,2개쯤은 있게 마련이다.
한국도 강원도의 외딴 곳에서 불을 밝히며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4월27일, 나고야의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