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랑] 코치들도 페어플레이 펼쳐라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4시 04분
프로야구 8개팀 주장（선수단 상조회장）들이 지난 1일 충남 유성에서 몰래 모였다.
이들은 위기에 처한 야구를 살려내자며 99시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뜻깊은 합의를 했다.
첫째는, 심판에게 쓸데없는 어필을 자제하기로 했다.
판정 번복도 되지 않을 상황에 대해 항의를 해봤자 게임만 늘어져 관중들을 실망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빈볼 삼가다.
위협구는 선후배들의 선수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으므로 제눈 찌르기 같은 어리석은 짓을 말자는 것.
세번째는, 선수들이 2루 주자로 나갔을때 포수의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알려 주지 말자는 것이다.
이는 최근 몇년간 운동장에서 버젓이 자행돼 왔지만 너무나 비신사적인 행동이므로 프로선수의 품위를 위해 더티플레이를 근절하자는 것.
이 합의사항은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다.
그런데 선수들의 소중한 행동통일을 비웃듯 일부 코칭스태프가 비도덕적인 행위를 일삼아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A팀의 1루 코치를 유심히 살펴보자.
투수가 공을 던질때 마다 두가지 동작을 취하고 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직구가 들어간다는 사인이고, 몸을 뒤로 슬쩍 뺄때는 변화구라는 것을 타자에게 넌지시 알려 준다.
타자가 투구내용을 미리 알면 안타를 만들어낼 확률은 50％가 훨씬 넘는다. 그러니 안타를 만들어내기 위해 포수의 사인이나 투수의 모션을 훔친다는 말이다.
포수들이 워낙 사인동작을 작게 하기 때문에 포착이 어렵자 어떤 러너코치는 코치석을 벗어나기도 한단다.
러너코치들의 불법, 탈법적인 행동은 82년 프로출범 이후 끊임없이 있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뜻을 모아 페어플레이를 다짐한 만큼 재발 방지에 너도나도 힘을 쓰야 하지 않을까?
리그별로 대접전을 벌이고 있어 팀마다 1승에 목을 매달고 있지만 기만과 술수가 끼지 않을 때 승부는 더욱 아름다워진다.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