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장기계약협상 중단' 야구에만 점념하겠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3시 21분
박찬호(26·LA다저스)가 연장 계약 협상을 전면 중단한다.
박찬호는 지난 26일 밤(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집에서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41)를 만나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약협상을 중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시즌 230만달러를 받는 박찬호는 99년까지 계약이 된 상태로 다저스측에서는 장기연장 계약 의사를 계속 표명해 왔다.
그러나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한 박찬호는 이날 김씨에게 "운동외에는 신경쓰고 싶지않다. 연장 계약은 시즌후로 미뤄달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6일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케빈 말론 단장과도 만났던 김씨는 "구단측에서도 협상 운운할 분위기가 아님을 알고 있으며 찬호의 컨디션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말론 단장은 "찬호의 구속이나 구질에는 이상이 없으며, 투구동작에 약간 문제가 있는 정도인 만큼 정신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그간 말론 단장과 김씨는 장기 연장 계약을 놓고 수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액수나 계약기간에 일치를 보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는 가운데 박찬호는 "연봉 협상에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고 말해 뛰어난 성적을 거둬야 좋은 조건에 연봉계약을 할 수 있다는 중압감을 느끼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저스는 올스타전 이전에 박찬호와 장기계약을 끝낼 방침이고, 박찬호는 계약기간 4년 이상에 연봉 1천만달러대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박찬호는 계약 협상 중단이라는 강수를 던질 정도로 슬럼프에서 탈피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27일 밀워키로 떠났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