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세계 마라톤 '검은 돌풍' 매섭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14시 03분
세계 마라톤계에 `검은 돌풍'이 매섭다.
4대 메이저급 국제마라톤중 뉴욕대회를 제외하고 이달에 벌어진 3개 대회서 아프리카 선수가 우승을 독식한 것.
지난 18일 벌어진 99런던대회와 로테르담국제마라톤대회서 모로코의 엘 모아지즈(30)와 캐냐의 재핏 고스케이가 각각 2시간7분57초와 2시간7분11초로 연달아 우승한데 이어 19일 열린 보스턴마라톤대회서도 케냐의 조셉 차베트가 2시간9분52초로 우승, 아프리카 돌풍을 이어갔다.
아프리카세의 득세는 남자 마라톤 뿐만아니다.
케냐의 쳅춤바와 로르페 테글러가 각각 2시간23분21초와 2시간22분50초로 런던대회와 로테르담대회서 월계관을 쓴데이어 에티오피아의 파투마 로바는 2시간23분25초로 보스턴대회서 우승했다.
결국 아프리카 마라톤은 올해 벌어진 3개대회 모두서 남녀부를 석권한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마라톤은 아프리카세와 포르투갈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세, 브라질 멕시코의 남미세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세로 춘추전국시대를 이뤘으나 올해 들어서는 아프리카세가 천하통일을 이룬 것이다.
이처럼 아프리카세가 득세하는 것은 최근 마라톤이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엄청난 개런티와 푸짐한 상금이 주어지는 마라톤은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엄청난 매력을 주고있다.
런던마라톤대회 우승자 엘 모아지즈는 초청비 10만달러와 우승상금 5만5000달러, 2시간7분대 기록상금으로 5만달러, 특별상금 2만5000달러를 합해 총 23만달러를 챙겼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여자부 우승자인 로바도 개런티 15만달러에 우승상금 5만5000달러를 합해 20만5000달러를 받아 벼락부자가 됐다.
이처럼 잘 달리기만 하면 `떼부자'가 되는 요즘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마라톤은 인기캡이다.
이에 대해 정봉수감독은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심장이 터질듯한 고통을 감래해야 하는 마라톤을 기피하는 현상이 짙은 반면 아프리카 선수들은 가난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당분간 아프리카 마라톤을 당할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