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태극마크 부부 총잡이 '시선 한몸에'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13시 43분
99서울월드컵국제사격대회에 출전한 50개국 507명의 선수들중 유일한 부부사격선수가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의 이종일（29．노원구청）과 조미경（29．한빛은행）.
지난 1월 17일 화촉을 밝힌 이들은 7일 강화위원회에서 나란히 대표팀에 발탁됐다.
부부사격선수가 무척 많았고 이중 한쪽이 대표선수로 활약한 경우도 있었지만 부부가 동시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동반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
이종일은 속사권총, 조미경은 스포츠권총으로 모두 26일과 27일 2차례로 나누어 사선에 선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고교졸업반이던 지난 88년 태릉사격장.
친구로 사귀던 이들은 연인사이로 발전했다가 한때 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총잡이'라는 운명 때문에 사격장에서 또 부닥치게 됐고 더욱 깊은 정이 싹트게 된 것.
"이부자리에서도 꼭 껴안고 사격이야기를 합니다. 마음도 잘 통하고 대회기간에는 서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요."
이종일은 90년 북경아시안게임 속사권총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이달초 벌어졌던 춘계실업단 사격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미경은 월드컵사격 대표선발전서 스포츠권총 2위를 차지한 베테랑 `미시 총잡이'.
"올림픽 쿼터를 획득해 시드니올림픽에 함께 출전하고 싶습니다. 광릉수목원 부근에서 모시고 사는 시부모님께 값진 선물을 드려야죠."
조미경은 남편 이종일의 팔에 매달리며 환하게 웃었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