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 '사랑의 외조' 유방암 아내 회복세 뚜렷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13시 33분
`작은 거인' 정정수（30．울산 현대）는 요즘 은근히 신바람이 나 있다.
지난달 유방암 2차수술을 받은 아내（박성희．28）가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는 탓이다.
그 자신도 지난 2월 28일 슈팅훈련 도중 왼쪽 허벅지를 다쳐 아직 성한 몸이 아니지만 연일 싱글벙글이다.
그의 아내 사랑은 `순애보'를 뺨친다. 그가 아내의 유방암 증세를 발견한 것은 혼례를 올리기 1개월전인 지난해 11월. 결혼을 앞두고 병원에 다녀온 피앙세의 입으로부터였다.
하지만 그는 미안해 하는 약혼녀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혔고 결혼후 아내의 병구환에 발벗고 나섰다.
아내의 내조를 받아가며 플레이에 몰두하는 동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짜증한번 내지 않고 온갖 의학서적을 다 뒤져가면서 비법을 찾아 보기도 했다.
지난 2월 호주 전지훈련 때엔 국제전화로 울먹이는 아내를 달래고 용기를 붇돋워 주었다.
하지만 정정수는 아내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오히려 자신이 간호를 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99조별리그의 남은 경기를 모두 포기해야 할 정도로 최근 허벅지 부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6일 일본 쓰쿠바대학병원으로 X레이 사진을 보내 진단을 받아본 결과 여의치 않으면 일본에서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어려움 속에서도 극진히 아내를 간호한 정성이 효험을 발휘한 것일까. 다행히 아내는 현재 항생제 투약을 끊고 90％가량 회복했다.
현대 주장 김종건（29）은 "정정수의 아내사랑은 동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면서 "부부가 모두 빨리 완쾌해 그라운드와 스탠드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