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호랑이 고민 '잘할땐 너무 잘해'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13시 25분
`빈익빈 부익부.' 바로 해태타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해태는 지난 25일 광주 한화전에서 올시즌 팀최다안타（26개）, 팀최다득점（19） 등 각종 기록들을 쏟아냈다.
안타 26개는 팀 창단후 가장 많이 쳐낸 것이고 역대 프로야구 한팀최다안타（27개）에도 불과 1개 모자라는 기록.
하지만 이 기록만 가지고 해태의 팀타선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답은 "NO".
이날 해태가 상대한 한화의 투수들은 임창식-박정진-박성기-박태순으로 사실상 `패전처리용'에 가까웠다.
워낙 점수차가 컸기 때문에 타자는 부담없이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었고, 투수는 긴장이 풀어진 상태였다.
하루전만 해도 해태는 정민철－구대성으로 이어지는 한화 마운드에 3안타 1득점으로 묶였었다.
강한 투수에 약하고, 약한 투수에게는 굉장히 강한 게 바로 호랑이 타선의 허점.
실제로 해태는 올시즌 정민태（현대） 주형광（롯데） 이경필（두산） 정민철（한화） 등 각 팀의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을 상대로 3점 이상을 뽑아본 적이 없다.
스피드가 3∼4㎞ 정도 빠르고 컨트롤이 조금만 좋은 투수가 나와도 타자들이 맥없이 물러나고 만다.
물론 1급 투수로부터 점수를 뽑아내기 힘든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해태의 경우는 그 차이가 너무 심하게 드러나고 있어 고민이다.
[광주＝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