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몸쪽치솟는 공포탄 '이것만이 살길이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13시 25분
"몸쪽 치솟는 강속구（rising fastball）를 적절히 구사해 게임을 쉽게 풀어가겠다."
박찬호（26·LA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20분간 80여개의 불펜 피칭을 했다.
평소 12분, 60여개를 던지는 것에 비해 월등히 시간도 길었고 투구수도 많았다.
모든 구질을 고루 구사했고, 특히 몸쪽 `라이징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투수코치 챨리 허프는 글러브를 끼고 타석에 들어서 자신의 몸을 맞춰도 좋으니 몸쪽 강속구를 계속 던지라고 주문했을 정도.
먼저 불펜 피칭을 끝낸 케빈 브라운도 박찬호의 피칭을 끝까지 지켜봤고, 불펜포수 바바리도 왼쪽, 오른쪽 타석에 번갈아 서서 박찬호의 몸쪽 강속구 던지는 훈련을 도왔다.
지난 24일 카디널스전에서 참패를 당한후 아버지 박제근씨가 전화로 올시즌에는 전혀 볼수 없었다고 지적한 특유의 라이징 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던진 것이다.
몸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오다 치솟아 오르는 이 볼은 타자들이 가장 현혹되기 쉬운 구질로 특히 볼카운트가 불리한 가운데 이 공이 날아들면 삼진 제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빠르고 강한 높은 직구가 사라지자 타자들은 다른 낮은 공에도 좀처럼 속지 않았다.
작년같으면 투스라이크 이후에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면 방망이가 돌아갔으나 눈높이가 낮아진 타자들은 이에 속지 않았고, 게임은 자연히 어렵게 풀렸다.
박찬호는 "포수 헌들리에게도 라이징 패스트볼을 좀 더 자주 구사하겠다고 말했다"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구계획을 밝혔다.
오는 29일 오전 8시5분부터 벌어지는 밀워키와의 원정경기는 시즌 전반기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전으로 박찬호는 배수의 진을 치고 반드시 호투해야하는 궁지에 몰려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