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태릉사격장 훈련삼매경 '놀 틈 없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5시 17분
99서울월드컵국제사격대회가 열리고 있는 25일의 태릉국제사격장.
낮 12시쯤 스포츠소총3자세와 소구경소총복사 본선이 끝나자마자 결선진출에 실패한 국내외 선수들이 쏜살같이 사라진다.
예전엔 사격장이 위치한 푸른동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노닥거리거나 결선경기를 지켜보느라 오후 늦게까지 붐볐지만 이젠 옛말.
선수들은 2∼3일 뒤에 벌어지는 또다른 출전종목에 대비하기 위해 쉐라톤 워커힐호텔 등 숙소에서 휴식하거나 헬스센타에서 체력 및 자세훈련을 하느라 바쁜 것.
`미녀 총잡이' 레체바（35．불가리아）도 지난 23일 공기소총에서 본선탈락하자 25일 벌어지는 스포츠소총3자세를 준비하기 위해 곧바로 푸른동산을 떠났다.
지난 87년과 93년, 95년, 97년 등 태릉사격장서 월드컵대회가 열릴 때는 오후 늦게까지 `흥겨운 잔치'가 벌어지곤 했지만 이같은 현상은 이번 대회가 처음.
이유는 2000년부터 올림픽 출전쿼터가 줄어들어 선수들의 긴장감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사격연맹이 "올림픽 출전선수가 너무 많다"면서 전체종목의 엔트리를 30명가량 줄여 버린 것.
게다가 지난해까지는 월드컵국제사격대회가 모두 6차례씩 열렸지만 올해엔 서울, 뮌헨, 이탈리아, 애틀랜타대회 등 4차례밖에 열리지 않는 것도 선수들을 옥조이는 또다른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 아무리 푸른동산의 경치가 아름다워도 선수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나 보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