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배꽃같은 눈부신 피부 탄성연발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5시 17분
박진희.
나이 스물두살. 좋든 싫든 `섹시한 여자'가 돼 버렸다.
CF 한방때문이다. 현대 전자 `걸리버'. 작년초 그녀는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달리는 시골버스 안에 나타났다. 다리를 이리저리 바꿔꼬며 양택조와 호박을 한두번 주고 받았더니 금세 유명해 졌다. 걸리버 2탄 CF의 개런티는 열배 이상 뛰었다. 옆이 쭉 터진 원피스를 입고 허벅지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그뒤 그녀는 대번에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되기 시작했다. 시쳇말로 뜬 것이다.
박진희는 지난 23일 또 한편의 CF를 찍었다.
이번엔 날씬한 다리를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었다. 아예 목욕장면이다. 욕조 안에 들어가 `화이브미니'를 마시며 남자친구와 싸운 뒤의 기분을 추스른다는 내용.
촬영장소는 경기도 남양주의 CF세트장. 세트장 앞 밭엔 하얀 배꽃이 눈처럼 피었다.
하지만 박진희의 표정은 밝지 않다. 사정이 있다. 방귀 탓이란다. 음료를 마시면 욕조 안에서 물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도록 표현하는 부분이 문제다.
"목욕신도 쉽지 않은데 방귀라뇨."
박진희는 연기자의 이미지를 생각한다고 했다. CF덕에 섹시 이미지를 갖게 됐지만 이젠 그게 싫단다. 제작진은 걱정말라고 거듭 설득한다. 3시간여 실랑이 끝에 박진희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찍고 나서 함께 모니터를 한다는 조건을 단뒤였다.
한쪽에선 온갖 그릇들을 동원, 욕조에 넣을 물을 펄펄 끓이고 있다. 목욕가운을 입고 촬영장으로 나온 박진희. 궂은 일을 거들기 시작한다. 손을 휘휘저어 물의 온도를 맞춰보고, 노래도 흥얼거린다. "이럴줄 알았으면 오늘 아침 괜히 목욕했네." 주위에서 "와"하는 웃음이 터진다.
마침내 그녀가 목욕가운을 벗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눈에 불이 켜졌다. 호기심이 잔뜩 어린 눈빛이다.
카키색 반바지에 포도빛 브래지어. 어깨와 가슴 살이 눈부시다. 꼭 촬영장 밖의 배꽃같다. 그녀는 평소 "피부는 엄마를 닮았다"고 자랑했다.
욕조안에 들어간 박진희는 내리 5시간여를 버텼다. `죽을 맛'이지만 생글생글 웃으며 "화이브 미니, 화이브 미니"를 외치며 50여병을 비웠다. 섹시하기 보단 귀엽고 인내심많은 신세대의 모습이었다.
[남양주＝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