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축구] 일본 왜졌나 - 스페인 한수위기량에 속수무책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4시 14분
너무나 싱겁게 끝난 결승전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스페인이 앞선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가 내려지긴 했지만 예상외로 골 차가 컸다.
굳이 패인을 따질 것도 없이 전력의 차이로 인한 결과였다.
스페인은 공격 및 수비력, 스피드, 미드필드 장악력, 골 결정력 등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을 만큼 훈련이 잘 된 팀이었고, 전반적인 경기운영에 있어서도 일본을 압도했다.
물론 일본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우선 팀의 무게중심인 주장 오노（20．우라와）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것은 두고두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노의 결장은 그 자체가 손실이기도 하지만 그가 팀의 구심점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사기는물론 조직력에까지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의 손'으로 불릴 정도로 선전을 펼쳐온 GK 미나미（20．가시와）의 실책도 가슴을 칠 일이다.
하필 결승에서, 그것도 경기 초반에 오버스텝과 같은 실수를 범했을까.
일본이 쉽게 무너진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초반실점'이었다는 점에서 미나미의 실책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일본이 억울해 하는 또 한가지.
전반 8분 모토야마（20．가시마）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치고 들어갈 때 스페인 수비수 후수에가 오른손으로 그의 옷을 잡아당겨 쓰러뜨렸는 데도 불구하고 주심 산체스씨（아르헨티나）는 그대로 경기를 속행시켰다.
물론 결정은 주심이 할 일이지만 일본으로서는 발을 구를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상황은 일본이 첫 골을 잃은 뒤 3분만에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1골과는 의미가 다르다.
만약 그 때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골을 뽑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났고, 오노와 미나미는 패배의 좌표점에 선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승부의 세계는 `승리무죄, 패배유죄'인 법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