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일본 선전이 남긴 '교훈'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4시 14분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스페인이 일본을 4대0으로 꺾고 우승한 가운데 25일 폐막됐다.
일본은 비록 결승전서 스페인에 대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으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태국 치앙마이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예선과 결승서 한국에 잇따라 패한 일본의 준우승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집안'에서 일본에 두차례나 승리를 거뒀지만 16강에도 들지못하고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했고 아시아 2위로 세계대회에 나선 일본은 결승까지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그동안 멕시코 4강신화니, 아시아 맹주니 하며 자기도취에 빠졌던 한국을 쑥스럽게 만든 것이었다.
한국축구는 세계무대만 나가면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애틀랜타 올림픽과 프랑스월드컵때도 일본은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그동안 일본축구의 장기적인 투자에 의한 결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말리와 함께 예선 D조에 편성됐던 한국은 말리를 상대로 1승을 거두고 포르투갈 우루과이전에서 승점을 보태 최소한 1승1무로 16강에 오르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장도에 올랐다가 완전히 헛다리만 짚었다.
더구나 한국이 1승 상대로 지목했던 말리는 조 예선을 1위로 통과한뒤 4강까지 진출, 3위를 차지한 강팀이었다.
`환상의 조'에 편성됐다며 희희낙낙하던 한국은 결국 캄캄한 정보를 갖고 세계무대에 나섰던 것이다.
아직도 한국은 일본축구를 우습게 보고있다.
"비록 일본이 준우승을 했지만 우리에겐 안된다"는 얄팍한 자존심이 축구계에 팽배해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 청소년축구의 결승진출이 우연이 아니라 끝없는 노력의 결과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