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재즈발레 흉내내기도 어렵네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5시 04분
`재즈발레를 감상하세요.'
19일부터 방송중인 KBS 2TV의 미니시리즈 `우리는 길잃은 작은새를 보았다'(극본 최민수 연출 이덕건)의 촬영현장.
주로 서울 정동 이벤트홀에서 `특별한 신'을 찍고 있는 이 프로의 촬영속도는 `황소걸음'이다.
만만찮은 재즈발레가 드라마 초반부의 주요 소재인 탓. 드라마는 얽히고 설키는 멜로로 풀어나가게 되지만 잠깐 잠깐 소개될 재즈발레 장면은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4회째(25일)엔 세계적인 재즈발레리나로 설정된 양금석(조애리역)의 귀국공연이 예정돼 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소극장은 아닌 정동 이벤트홀. 뭔가 앞뒤가 안맞지만 제작진에겐 재즈발레신이 중요해 `시도'한 모양이다.
아찔아찔한 재즈발레리나로 분장한 KBS 무용단원들의 복장을 맞추고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발동작 등을 통일하느라 진땀을 뺀다. 이통에 다른 연기자들의 출연순서가 줄줄이 밀려 서너시간 기다리는 건 예삿일. 재즈발레의 첫 진수를 보여줄 주인공은 양금석. 수차례 연극무대에 서고 뮤지컬도 해 봤지만 전문 동작은 대역을 쓸수 밖에.
아침에 우유 한컵 먹은 뒤 두끼를 내리 거르고 있다지만 연신 "어쩜 저걸"하는 말에서 걱정이 태산임을 읽을수 있다.
먼저 무대에 선 자신의 대역 무용수가 훨씬 날씬해 보이는 탓. 양금석은 대역의 연기가 끝나면 그 무용수가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몇가지 신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양금석의 눈빛과 표정연기만은 세계적인 재즈발레리나 못지 않다.
이날 공연을 보러온 채림 김소연은 대학 무용과 학생들이다.
이들은 무용라이벌이자 연적. 채림(시내역)은 귀엽고 씩씩한 성격, 김소연은 매혹적인 인물로 도도하고 차갑다. 고아인 채림은 첫사랑도 못해본 쑥맥이지만 친부모를 찾는 수단으로 유명한 발레리나가 되려고 한다. 김소연은 어린시절부터 각종 발레대회에서 우승의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은 무용계의 샛별이다.
이들도 대역을 쓰긴 하지만 무용연습때 무용복을 입는건 마찬가지. 하지만 어깨 살을 드러내기 싫은 탓인지 꽤나 옷을 꼭꼭 껴입은 모습이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