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양-오옥연]우정과 패션을 나누는 두 여자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5시 04분
방송가의 공인 멋쟁이 이휘향은 `막가파'식으로 입는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으며 평범한 것도 못참는다. 10대가 신는 구두라도 예쁘면 주저하지 않는다. 똑 떨어지는 개성 연출을 고집하는 그녀가 정장을 할 때면 반드시 디자이너 오옥연을 찾는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 단순하면서도 우아하거든요."(이휘향)
`ELLI'의 오옥연은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해온 디자이너. 95년 `엘리 재팬 주식회사'를 설립, 동경에 15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일본 전역에 주문을 받고 제품을 공급하는 그녀는 북경 사이터 백화점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로 해외시장에서 이렇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주위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휘향씨 같은 든든한 지원군 덕분이죠."(오옥연)
오옥연과 이휘향은 10년이 넘는 친구. 서른 아홉 동갑에 고향(전라도 광주)까지 같다. 뒤끝 없는 시원시원한 성격까지 비슷해 둘도 없는 사이다.
한달에 20일 정도 일본에 사는 오옥연이 한국에 나왔다하면 찾는 이가 이휘향이고, 그때마다 이휘향은 열일 제치고 달려간다. 둘이 찜질방도 가고 코에 바람도 넣으러 다닌다.
그러나 일과 우정은 별개. 액세서리 하나까지도 완벽을 고집하는 이휘향이 친구의 옷이라 무조건 입을 리 없다.
"옥연씨는 단추 하나 하나까지 세심히 신경을 써요. 여성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죠."
이휘향은 SBS TV `행복의 시작' 등 대부분의 출연작에 `ELLI'를 입고 나왔다. 지금 SBS TV `카이스트'에서 입고 나오는 옷도 전부 오옥연의 디자인이다.
오옥연도 이휘향이라면 믿고 입힐 수 있다. 화려한 외모가 오옥연의 심플한 라인을 빛내주기 때문. 또 까다로운 이휘향의 잔소리도 언제나 환영이다.
"휘향씨는 신제품을 입어볼 때마다 마음에 안드는 점을 꼼꼼이 이야기해줘요. 그때마다 의견을 100% 반영해 옷을 다시 만들죠."
오옥연은 올 가을부터 국내에서도 의욕적으로 활동할 계획. 이 교두보로서 28일 덕수궁에서 열리는 `밀레니엄 컬렉션'에 참가한다. 메인 모델은 바로 이휘향.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녀지만 친구의 큰 일에 빠질 수 없다.
이들의 우정과 감각이 하나로 빛날 오옥연의 작품 발표회 `굿모닝 굿바이, ELLI'. 28일 오후 4시 덕수궁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