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99신상품 '아리랑 커브' 본격가동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4시 11분
주니치 선동열（36）의 `슬로∼퀵' 피칭이 본격 가동된다.
선동열은 지난 22일 진구구장에서의 야쿠르트전에서 시즌 5세이브째를 기록하며 올시즌 처음으로 슬로 커브를 선보였다.
시범경기를 포함해 실전에서는 처음이다.
비록 19개의 공 중 1개에 불과했지만 빠른 직구에 곁들여져 체감속도가 더 크게 느껴졌다.
9회말 두번째 타자인 후루타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109㎞의 느린 볼을 던진 것.
타자석 앞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치며 무릎 아래쪽으로 깊숙하게 떨어져 "스트라이크!".
초구 직구（143㎞）가 볼, 이어 2구째 125㎞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가 돼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춘듯 후루타는 방망이를 뒤로 빼 노려 치려고 했지만 스윙을 하지 못했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곧바로 146㎞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볼 끝이 좋지않아 안타를 허용해 아쉬움이 컸다.
선동열은 올시즌 스프링캠프때 싱커와 슬로 커브를 집중 연마했다. 스피드 조절로 타자들의 감각을 흐트러놓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는 기존의 슬라이더와 함께 싱커를 유인구로 주로 던졌다.
둘 모두 빠르기에서는 직구와 큰 차이가 없어 슬로 커브의 가미는 투구패턴 변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면돗날 직구만 살아난다면 슬로 볼의 위력은 더 커질게 분명하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의 여파로 힘겹게 세이브 행진을 하고 있는 선동열은 "아직 정상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변화구의 컨트롤이 그런대로 괜찮기 때문에 볼카운트를 잡는 무기로 커브를 많이 던지겠다"고 말했다.
[도쿄＝양정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