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세상] NHL영웅 그레츠키와 김용수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4시 11분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의 슈퍼 히어로 웨인 그레츠키가 얼음판을 떠났다.
`The Great One（위대한 이）'이라는 고유명사로 불린 하키어.
열아홉살에 프로에 데뷔해 20년 동안 얼음판을 지치면서 61개의 NHL기록을 세운 그는 조국 캐나다에서는 `국보', 선수생활의 후반을 보낸 미국에서는 `영웅'이었다.
신동으로 떠받들린 여섯살박이때 부터 유명인사였고, 열한살때 캐나다 전국지에 기사가 실린 그레츠키. 30여년의 `늘 위대해야 하는 역할'을 그는 훌륭하게 해냈다.
미국의 유수 언론은 각 인터넷 사이트에 그레츠키를 위한 팬들의 낙서방을 마련했다.
쏟아지는 울음과 박수속에서 그를 보내는 팬들의 마음을 읽는 이 곳에는 뜻밖에도 `감사편지'가 가장 많다.
"하키를 사랑하게 해준 선수. 당신에게 진 그 빚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지켜보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내게 준 흥분과 열광의 순간들을 감사합니다".
NHL은 그의 등번호 99번을 영원히 그만의 것으로 남긴다.
"그가 보여준 특별함에 감사하면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 27개 구단은 앞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99번 유니폼을 입히지 않는다"는 커미셔너의 발표문은 멋졌다.
그네들의 `소영웅주의'라고 혀를 끌끌 찰 필요가 없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기쁨과 감동을 위해 태어났고, 그것을 줄 수 있는 스타는 프로 스포츠의 으뜸 재산이고, 그를 가졌음은 팬들의 행복이다.
100승－200세이브의 스타 LG 김용수의 등번호는 은퇴후 LG의 영구결번이 된다.
아직 우리 프로야구는 특정팀이 아닌 8개구단 모두가 기꺼이 그만의 번호를 남길 스타는 갖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이 있을까?"
누군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절대 그럴일이 없다고 벌써 못박을수 있다면 이거 참 서글픈 일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