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500CC가 500원? 10년전 가격 맥주집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4시 11분
"맥주 500㏄에 단돈 500원입니다."
술집 골목에도 박리다매로 가격을 낮춘 `창고형 할인점'이 등장, 젊은이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350평, 450좌석의 대규모 비어마트 `파노라마'（서울 종로구 인사동）는 저녁마다 맥주를 즐기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붐빌 때는 하루 1000명까지 몰린다는 것.
`파노라마'는 이달 한달 동안 10년전 가격으로 맥주와 안주를 팔고 있다.
맥주 2000㏄는 2000원, 탕수육 노가리 두부김치 등 안주류는 2900원밖에 받지 않는다. 양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는 통기타 라이브 공연까지 열리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이 데이트하기에도 좋다.
`파노라마'의 이경수 부장（41）은 "소비가 너무 위축돼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며, "맥주는 많이 팔릴수록 손해"라고 설명했다.
생맥주 한통에 500㏄ 40잔이 나오는데, 500원 받으면 잔당 300원 꼴로 적자를 본다는 것.
그렇다고 `망하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 안주에선 조금씩 남기 때문에 손님만 많이 오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집 주인은 또 손님이 없는 낮 2시부터 5시 사이엔 음료수 값만 받고 이웃 노인들에게 자리를 내줘 매일 즉석 노래자랑대회를 펼치고 있다.
이 집의 단골이라는 안정훈씨（성균관대 4년）는 "후배 8명과 실컷 먹어도 4만원 정도밖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노라마측은 "손님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서 앞으로도 매달 1주일씩 500cc를 500원에 서비스한다"고 설명했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