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군] 팀4연패 끊는 두뇌피칭 '아름다운 노장'
기사입력 1999년 04월 22일 14시 06분
노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화의 이상군 선수 겸 코치（37）가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팀 마운드의 기둥노릇을 하고 있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 투혼이다.
지난 21일 청주 쌍방울전. 이코치는 1－4로 뒤진 2회초 1사 2,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4번 이민호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추가점을 줬지만 여기까지는 앞 투수들 책임. 3회부터 이코치의 피칭은 눈부셨다.
좌우을 찌르는 전성기때의 절묘한 컨트롤을 연상시키며 박성기에게 공을 넘겨준 7회 1사 1루까지 5이닝 5안타에 무실점.
그사이 타자들이 선배의 피칭에 보답하듯 점수를 역전시켜 시즌 2승째의 선물까지 받았다.
덕분에 팀은 악몽같은 4연패에서 벗어났으니 단순한 1승 이상의 값진 투구였다.
"자꾸 후배들의 자리를 뺐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이코치는 "초반과 달리 이제는 마운드에 익숙해져 공을 던질만 하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느끼는 미안함과는 관계없이 이코치는 앞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희수감독이 4연패뒤 이코치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마운드판을 새로 짰기 때문.
21일 현재 팀방어율 꼴찌（5.05）인 팀의 마운드 체질개선을 위해 이코치의 노련함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감독의 생각이다.
개인통산 100승에 `－4'승. 지금 상태라면 이코치가 팀후배 한용덕 정민철（이상 94승）을 제치고 가장 빨리 100승 고지에 오를 것 같다.
[청주=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