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김형대교수 11번째 개인전 열어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5시 47분
예술가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은 창작의 산실이 된다.
화가 김형대씨(63．이화여대 교수).
중학 1년때부터 기차통학을 하며 보았던 여의도 샛강의 영롱한 이미지, 어머니의 동대문 포목점에서 본 신비로운 비단, 조계사 처마의 쇠서(牛舌)에 대한 기억은 그에게 특별하다.
80년대부터 다양한 변모속에 인연을 맺어온 `후광(後光)' 시리즈의 탄생배경이기 때문이다.
"70년대 화단을 삼킨 서구 미니멀리즘 바람속에서도 한국의 정서, 얼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도 어린시절의 추억 덕이었습니다."
30일까지 서울 팔판동 인화랑에서 선보이는 11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한층 밀도와 완성도를 높인 `후광' 연작을 내놓았다. 지난해 토탈미술관에서 치른 대규모 목판화 전시후 약 4개월 만이다. 100∼200호 크기의 20여 작품은 청록－코발트, 핑크－바이얼렛, 코발트－울트라, 레먼예로우－그린 등의 색조가 마치 이중지 한복감의 신비로움처럼, 창호지 혹은 발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햇살처럼 율동미를 보이고 그위로 내지른 수직격자가 리듬감을 부여한다. 또 빗질을 가해 만든 도톰한 질감의 비선문 혹은 섬세한 격자는 미묘한 변화를 준다.
세계무대를 의식한 화력 40년의 작가가 세기말,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리다. (02)732－4677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