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대청마루-'상추쌈 샤브샤브' 혀끝 유혹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5시 47분
고깃집은 이제 대중화됐기 때문에 저마다 남앞에 내세울 자랑거리가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중이다.
손님들의 맛감각이 높아졌고 이에따라 다른 업소와의 차별화를 위해서 `전략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그야말로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도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대청마루'(사장 황수창．02-388-0028)는 갈비, 차돌박이, 로스편채, 육회, 등심, 불고기 등 `평범한' 고기메뉴를 갖고 있지만 `상추쌈 샤브샤브'라는 별식으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원래 샤브샤브는 좀 비싼 음식으로 강남이나 도심이 아니면 맛을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게 사실. 1인분에 9000원하는 `상추쌈 샤브샤브'는 `꽃등심'(1만6000원), `소갈비'(2대 1만2000원), `로스편채'(2만원) 등과 비교해볼 때 그 가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 집은 서울 외곽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미를 찾으려는 사람들, 특히 가족단위나 단체손님들로 늘 붐빈다.
이 집에서 쓰는 고기는 주로 충남 청양산 한우고기.
결이 곱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선홍색의 고기는 연한 어린 쇠고기로서 이 집만의 자랑거리다.
여기에 흰색 지방이 거미줄처럼 잘 박힌 꽃등심 또한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
별식인 `상추쌈 샤브샤브'는 등심의 채끝 부위를 얇게 썰어서 다랑어 다시 육수에 슬쩍 데쳐서 레몬소스를 찍은뒤 상추쌈을 싸서 먹는데 단연 별미라 할만하다.
노르스름한 육수는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낸 물에 마른 다랑어로 맛을 내고 간장으로 색깔을 맞추며 소금으로 간을 한 것. 여기에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배추, 파, 마늘 등 갖은 채소를 넣어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식도락가인 백파 홍성유 선생은 "`토렴'(샤브샤브의 순 우리말)의 맛이 수준급 이상이다"라고 품평했을 정도.
샤브샤브를 먹은 뒤 주방장이 직접 반죽한, 면발이 쫄깃쫄깃한 국수전골을 끓여먹을 수 있다.
육수를 끓일 때나 고기양념을 할 때 콜레스테롤을 억제한다는 녹차잎을 넣는 게 특징이다.
황 사장은 지난 94년에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의 외식산업고위자과정을 1기로 마쳤을 정도로 맛에 대한 연구에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