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바스켓볼] (4)첫눈에 느낌좋은 여성이면 OK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올시즌 직전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그녀로선 아마도 운동선수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나 역시 빡빡한 일정에 쫓겨 가슴 아파할 새가 없었다.
방콕아시안게임도 있었고 게임에 몰두하다보니 그럭저럭 6개월이 지났다.
이제 그녀는 떠나갔다.
나는 코트밖에선 지극히 내성적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연세대 농구부가 한창 인기가 높던 시절, 미팅이나 소개팅 제의가 심심치않게 들어왔다.
10회 정도 나갔는데 소득（?）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이상민입니다…"라는 인사가 내 대사의 전부였다.
꿀먹은 벙어리가 돼 머리만 긁적이다 왔다. 상대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없다.
이성상은 `보는 순간 느낌이 좋은 여성'.
또 스포츠를 이해해 주면서 착하고 편하게 해 주는 사람이면 OK다.
얼마전 `마스크 오브 조로'라는 영화를 봤는데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여주인공이 묘한 매력을 풍겼다.
대학 시절만 해도 일찍 결혼하려고 생각했다.
1학년때 너무 혹독한 훈련 스케줄로 인해 대학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운동을 그만둘까'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
선배들은 결혼하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서두르고 싶지도 않다.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부모님도 `알아서 하라'고 하신다.
운동 선수의 아내는 힘들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우울증이 생긴다고 한다.
남편이 국제대회나 전지 훈련으로 해외에 나가면 1∼2개월은 `독수공방'을 감수해야 한다.시즌이 벌어지는 6개월간도 마찬가지다. 팀의 숙소에 찾아가도 기껏해야 1시간 정도밖에 만날 수 없고 체육관에선 몇마디 나누는게 고작이다.
그렇다고 독신으로 살 생각은 없다.
언젠가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겠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