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재호-'부산을 빵의 메카로 만들래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부산을 빵의 도시로 만들겠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사장 강영국) 박재호제과주방장(41)은 지난 주말 무척이나 바빴다.
파라다이스호텔이 올해로 3년째 갖는 `제과제빵 엑스포' 행사를 치렀기 때문.
`제과제빵엑스포'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 영국, 호주, 스페인, 러시아, 이디오피아 등 세계각국의 빵 60여종과 까망베르, 에멘탈, 브뤼, 그뤼에 등 치즈 20여종, 그리고 해물, 야채, 송아지 등의 소시지와 육포류 40여종을 선보이는 `먹거리 엑스포'다.
이날 행사에 동원된 밀가루만도 20포대, 달걀은 6300여개에 달했다.
"각국 빵의 반죽 정도도 다르죠, 또 모양도 다르죠, 더구나 신선도를 유지하려니 미리 만들어둘 수도 없죠. 이틀밤을 꼬박 새우며 준비한 행사는 보람있었습니다."
라이레몬빵과 잉글리쉬 머핀 등 빵의 무료시식회와 딸기를 이용한 케익조리시연, 토끼와 악어 등 동물모양 대형 빵 전시 등 풍성한 행사는 3년만에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빵잔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월3, 4일에 이어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치러진 행사에는 부산시민은 물론 소문을 듣고 찾아온 재부산 외국인들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준비했던 빵이 동이 나 추가분을 만드느라 밤샘을 하는 등 박제과주방장을 비롯해 8명의 주방팀이 손이 퉁퉁 부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기 때문인지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5월22일과 23일 한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주부는 물론 신세대 남편들의 호응이 대단한 행사였습니다. 이제 빵요리는 점수따려는 아빠 엄마의 필수기술이 됐죠."
빼곡히 자리를 메운 제빵강의 수강생들을 보며 피로를 잊는다는 박주방장은 "내년에는 더욱 많은 나라의 빵을 선보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부산 현대백화점 개점 행사때 국내 초대형 케익기록을 갱신하는 등 제빵계의 유명인인 박제과주방장은 프랑스와 홍콩, 일본 연수 등을 다녀온뒤 워커힐호텔에 이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근무중인 경력 26년의 베테랑 제과제빵 기술자다. [윤태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