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진병팔씨-만화책 낸 무역회사 사장님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무역회사 사장님이 만화책을 냈다. 10여년간 일본의 호텔, 카지노 등에 생활 소비용품을 납품해 온 진병팔씨(46.사진). 그가 한국인의 이중적 일본관을 비판하고, 일본 사회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헤친 '한국 아저씨 일본을 뒤집고 오다'(명진출판)를 출간했다.
저자의 분신인 '등산모'와 '상투'가 도쿄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일본의 역사, 문화, 성, 사회 등에 대해 체험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쿄 탐험이자 만화로 보는 일본 리포트다.
한국과 일본의 욕 대결, 깡패와 야쿠자의 가상 대결을 통한 양국 문화 비교는 덤. 축구응원단 붉은악마가 한일전 때 일본의 대표적 만화영화인 '마징가Z' 주제가를 응원가로 불렀다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
아마추어의 작품인 탓에 그림체는 거칠고 투박한 편. 그러나 일본의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도쿄시내 지도 등 발로 뛴 흔적이 곳곳에 담겨 있다.
중년의 사업가인 진씨가 만화책을 낸 것은 10여년 전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난 뒤. 이 때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살자'고 결심, 만화에 도전했다. 초등학교 때의 미술대회 입선 경험이 유일한 밑천.
이후 일본인 바이어로부터 모욕적인 비판을 듣고나서 시작한 '일본 공부'와 만화를 접목, 이번에 책으로 낸 것이다. 진씨는 "한국은 일본 앞에서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임정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