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철종-홍익대 앞에 공연장'씨어터제로' 설립
기사입력 1999년 04월 20일 14시 57분
서울 홍대 앞의 일명 `주차장 길'.
술집과 카페로 빼곡한 이곳에 지난해 11월 `어울리지 않게' 공연장 하나가 문을 열었다. 바로 공연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심철종씨(41)가 만든 `씨어터 제로'다.
"상업성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예술혼을 불사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입니다."
연극과 퍼포먼스, 무용과 패션쇼 연출 등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이곳 저곳 신천지를 기웃거려온 심대표의 경력에서 감지할 수 있듯 씨어터제로는 `터진' 공간이다. 언더그라운드나 비주류의 냄새가 풍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개관을 기념해 기획한 `솔로 앤 모노'부터 지난 16일 시작한 아트페스티벌 `쇼 2000'에 이르기까지 올리는 공연마다 요상하기(?) 그지 없다. 출연자들 대부분은 젊은 신인들이고, 일본의 부토가 자주 눈에 띄는가 하면, 미국에서 온 설치미술가까지 뒤섞여 있다.
심대표는 일반인이 보기에 낯설고 충격적일 수도 있는 작품이 있겠지만 다양한 실험의 하나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한다.
"팔자에 없는 `경영'을 하게 돼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그는 그러나 자신이 유별난 사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요즘 전위라는 표현은 의미가 없습니다. 예술이 원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게 없다면 예술이 아니지요."
20대 시절 가슴 속의 뜨거운 불덩이를 표현할 무대가 없어 속앓이를 했다는 그는 "나와 같은 젊은이들이 이 극장에 많이 섰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쇼 2000'은 다음달 2일까지. (02)3389240 [김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