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중년층 인터넷 열기 1등공신은 'O양'
기사입력 1999년 04월 20일 14시 10분
"중년층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데 1등 공신은 단연 O양?"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O양의 비디오'가 중년층에게 `인터넷 학습 열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O양의 비디오'가 문제가 된 이후 검찰과 경찰에서 시중에 나도는 음란 비디오 유통을 강력히 단속하자, 이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라있는 `O양의 비디오'를 보기 위해 인터넷을 배우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때문에 서울의 교보문고와 종로서적 등 서점가에선 지난 3, 4월 인터넷 관련 전문책자 판매율이 20∼30％씩 올랐으며, 컴퓨터 학원에도 뒤늦게 컴퓨터를 배우려는 중@장년층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회사원 이모씨（45）는 말로만 듣던 `O양의 비디오'에 대한 궁금증을 견디다 못해 만학（?）의 길로 들어선 경우.
이씨는 "`O양의 비디오'를 보지 않은 사람은 구석기시대 사람으로 취급받을 정도"라며 "후배들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봤다고 해서 인터넷 책을 구입해 배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족 몰래 인터넷을 뒤진끝에 `케이 걸（K-Girl）'이라는 유료 사이트에 들어가 궁금증을 해결했다.
자영업을 하는 최모씨（48）도 고등학생인 아들이 즐기는 컴퓨터 CD 게임이 무슨 내용인지 알고싶어 컴퓨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O양의 비디오' 사건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인터넷에 올라있어 누구나 검색해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자 곧바로 인터넷에 입문했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의 컴퓨터가 인터넷을 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팬티엄' 초기 형태인 것을 뒤늦게 알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아들에게 선심도 쓸겸 `팬티엄 Ⅱ' 구입을 고려중이다.
회사원 박모씨（32）는 "최근들어 컴퓨터를 제대로 켜지도 못하는 40대 이상의 선배들이 인터넷에 능숙하게 들어가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목적이야 어떻든 `O양의 비디오'가 중년층 컴맹 퇴치에 일조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