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美 유명 골퍼들 비행기 타고 이동
기사입력 1999년 04월 20일 14시 10분
`백상어' 그레그 노먼은 골프를 끝낸 뒤 비행기 안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위대한 백상어'(Great White Shark)라는 의류 브랜드를 만든 사장님이니 만큼 짧은 이동 시간에도 눈 붙일 짬이 없다.
"하늘 위의 집인 셈이죠. 이 녀석이 없다면 아무 일도 못할 거에요."
노먼의 비행기는 `걸프스트림 5'(Gulfstream Ⅴ).
의자 12개와 침대 1개가 놓인 작은 비행기지만 하와이에서 한번만 쉬면 미국 팜비치에서 호주 멜버른까지 단숨에 날아갈 수 있다.
노먼은 500만달러짜리 헬리콥터 `벨 430'도 갖고 있다.
근착 `골프 다이제스트' 5월호에 따르면, 이름 깨나 날리는 중견 골퍼치고 자가용 비행기 없는 사람이 드물다.
PGA 투어에 참가하는 프로골퍼에게 있어 비행기는 곧 시간이고 시간은 곧 성적, 성적은 곧 돈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엇비슷한 실력일 때 경기가 끝난 뒤 자기 비행기를 타고 집에 가 며칠 푹 쉰 뒤 다음 골프장으로 날아가는 골퍼와 자가용을 타고 공항으로 가 정시(定時) 비행기를 탄 뒤 다시 차를 타고 집에 가 가족들에게 눈도장만 찍고 그쪽 공항에서 다음 골프장으로 향하는 골퍼의 성적이 같을 수 없는 노릇이다.
어릴 적에 장난감 비행기를 만들었다 부수며 놀았다는 아놀드 파머는 61년 `코맨더 500'을 처음 샀다고. 퍼머는 예순아홉인 요즘에도 `시테이션 10'을 자동차처럼 몰고 다녀 주위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리 트레비노도 비행기에 푹 빠진 골퍼.
"나 만은 절대 비행기를 사지 않겠다"며 큰소리쳤던 트레비노는 89년 100만달러짜리 `세이버라이너 80'을 산 뒤 "사는 재미가 뭔지 알게 됐다"며 말을 바꿨다.
잭 니클라우스의 애기(愛機)는 `에어로 코맨더 680'.
헤일 어윈은 시니어 PGA 투어를 하게 된 뒤부터 `비치제트 400A'를 몰고 다니며 "왜 진작 사지 않았는 지 후회가 된다"며 땅을 쳤다.
타이거 우즈, 톰 카이트, 데이비스 러브 3세, 폴 에이징어와 같은 신세대 골퍼들은 돈을 추렴, 비행기를 나눠 쓰는 방법을 쓰고 있다.
네트제트라는 회사와 `시테이션 5'를 1년에 100시간씩 5년간 타돼 매년 83만5천달러씩 내기로 한 것.
"하늘에 기름을 쏟아부어가며 자가용 비행기를 몰고 다니는 것 보다 훨씬 경제적인데다 어울려 다니는 재미까지 있어 일석이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