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부부인터뷰 '함께 노래방 자주 가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20일 13시 40분
100승－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아온 지난 15년.
LG투수 김용수(39)의 곁에는 항상 부인 김미경씨(38)가 있었다.
중앙대→한일은행의 야구 후배인 김상택씨(36.회사원)의 누이를 김용수가 처음 보고 홀딱 반한게 지난 83년 6월.
그후 2개월에 걸친 후배에 대한 강압(?)과 10개월간의 연애끝에 두 사람은 84년 5월20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듬해 프로에 데뷔, 6월 1일 인천 삼미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하고 3개월뒤 첫 딸 정현이가 태어났으니 김용수는 부인 김씨와 야구인생을 시작하고 함께 해온 셈이다.
인터뷰를 하던 지난 18일에도 김용수는 세이브를 추가한뒤 잠실구장을 찾은 김씨를 환한 표정으로 맞았다.
－운동장에서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가정에서는 어떤가.
▲부인 김미경씨(이하 미) : 가끔씩은 징그러울 정도로 규칙적이다.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와도 다음날이면 꼭 제시간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한다.
오전에는 내가 교회에 나가는 일이 잦은데 집에 돌아와 보면 꼭 청소와 빨래가 돼 있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꼬박꼬박 챙겨주고…. 최고의 남편이다.
－빨래도 하나.
▲김용수(이하 김) : (당황한 목소리로)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거다. 손빨래는 아니다.
－남편으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미 : 90점 정도?
－10점은 어디에서 깎인 건가.
▲미 :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때론 말 붙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실하기는 해도 너무 재미없는 남편 아닌가.
▲미 : 가족끼리 여행가는 것을 좋아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외식도 한다.
부부동반으로 노래방에서 기분도 자주 푼다. 춤과 노래 솜씨가 만만치 않다.
－춤이라고.
▲김 : '막춤'이다. 평상시에는 도저히 못 한다. 술 한잔 들어가면 달라지지만….
－마흔이 가깝도록 선수생활을 하려면 보약값도 만만치 않았을텐데.
▲김 : 초기에는 보약도 먹어 봤는데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때 밥 잘 먹고 잠 잘자는게 최고다.
음식은 아무거나 다 좋아하지만 특히 생선회 종류를 좋아한다.
－부인은 운동장에 잘 나오는 편인가.
▲미 : 운동장에는 안 나오지만 TV나 라디오 중계는 놓치지 않는다. 음성 정보도 많이 이용한다. 한달에 이용료가 5만원이 넘으니까.
－따로 남편의 기록을 챙기는가.
▲미 : 데뷔하던 해부터 남편이 직접 야구일기를 써왔다. 가끔씩 훔쳐보기도 한다.
▲김 : 코치가 따로 없다. 며칠전 인천에서 1패를 했을때는 '그러길래 전날 술 먹지 말라고 했잖아요'라며 잔소리다. 맥주 두잔 밖에 안 했는데.
－인터뷰를 할때마다 부인의 내조를 강조하는데 과연 어느 정도인가.
▲김 :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이다. 모든 선수들의 부인이 마찬가지겠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는데도 불구하고 집안 일과 아이들을 잘 챙기고 게다가 요리 솜씨도 훌륭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 뭐니뭐니해도 집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하다.
잔부상이나 잡념없이 오랫동안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아내의 덕이다.
－칭찬만 하는데 부부싸움은 안 해봤나.
▲미 : 물론 했다. 술 먹고 늦게 들어올때….
－지난 15년 동안 가장 기뻤던 순간은.
▲미 : 너무 많아 다 기억 못하겠다. 하지만 지난 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뒤 가족끼리 휴가를 떠나 오붓한 시간을 보냈던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김 : 지난 92년 허리 부상때가 아닌가 싶다. 그때 나이가 서른둘이었으니까 다른 선수들도 한참 은퇴할 시기였고, 자칫 선수생활을 포기할뻔도 했다.
▲미 : 그때 7개월 동안 교회에 나가 매일 3시간씩 기도를 드렸다. 반드시 재기할거라 믿었고 진짜 그렇게 됐다.
－다른 선수들의 부인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미 : 몸을 챙기는 것은 부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해줄 수 있다. 남편에게 자신을 갖게 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최고야'라는 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그는 우리 가족의 기둥이 아닌가.
－앞으로 몇년간 선수생활을 자신하나.
▲김 : 몇년전까지는 등 번호(41)만큼만 하는게 목표였지만 아직도 체력이라면 자신있다.
▲미 : 20년은 채워야 하지 않겠나(김용수는 프로 15년차다).
◇김용수 연도별 성적 [20일 현재]
연도
경기
승
패
세
방어율
비고
85
6
1
2
2
3.74
-
86
60
9
9
26
1.67
구원왕
87
52
9
5
24
1.98
구원왕
88
34
3
5
11
4.47
-
89
47
5
5
22
3.19
구원왕
90
33
12
5
5
2.04
한국시리즈MVP
91
41
12
11
10
2.79
-
92
14
5
4
0
5.16
-
93
50
6
2
26
1.55
-
94
42
5
5
30
2.56
한국시리즈MVP
95
48
4
2
30
1.43
-
96
48
16
7
9
2.82
-
97
28
12
8
0
3.70
통산500경기출전
98
32
18
6
2
3.45
통산100승
다승왕
99
5
0
1
4
0.00
통산
200세이브
◇김용수 신상명세
▲생년월일=60년 5월 2일 ▲출생지=서울 ▲신체조건=1m76, 72㎏ ▲출신교=동대문상고(현 청원정보고)→중앙대 ▲아마경력=83∼84한일은행, 84LA올림픽 출전 ▲프로데뷔=85년 ▲혈액형=A ▲종교=기독교 ▲취미=영화감상(비시즌때는 일주일에 두번 극장을 찾는다) ▲담배=하루 반갑 ▲주량=소주 한병
▲존경하는 선수=LG 김인식코치(근성이 있어서) ▲좋아하는 음식=생선 초밥 ▲가장 아끼는 물건=운동도구(글러브가 깨끗하지 않으면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자신이 밝히는 성격=꼼꼼하고 욕심이 많다 ▲가족관계=김미경씨(38)와 2녀 ▲99연봉=1억5천만원
▲주요 수상경력 및 기록=98다승왕. 86,87,89구원왕. 90,90한국시리즈MVP. 통산 500경기 출전(97년 9월11일). 통산 100승(98년 4월 22일). 통산 200세이브(99년 4월 15일)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