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연어는 바다를‥' 두형제 심리묘사 탁월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39분
극단 반딧불이가 서울 동숭아트센터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김태수 작, 이용화 연출)는 신과 인간의 문제를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딱딱한 종교극은 아니다. 삶에 대한 질문들이 스릴러의 형식속에 시종 밀도있게 펼쳐진다.
신에 대한 입장을 놓고 대립하는 두형제. 믿음의 길을 택한 형은 신부가 되고, 신에 좌절한 동생은 집을 뛰쳐나간다.
25년만에 형을 찾아온 동생. 그는 과연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그의 정체는 또 무엇일까.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 등 뚜렷한 갈등구조가 끊임없이 부각되고 포개지면서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형제의 근원적 갈등에 아름다운 성녀 테레사를 두고 동생과 성당에서 사는 젊은 청년 요한이 벌이는 심리적 갈등이 더해지면서 드라마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결국 요한이 25년전 한 여인을 겁탈해 태어난 그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은 비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정통연극의 선명한 주제의식과 스릴러의 긴장감이 결합된 무대. 일련의 서민극 시리즈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는 작가 김태수의 새로운 면모와 신예 연출가 이용화의 패기를 느낄 수 있다.
신에 좌절한 비극적인 인물을 열연한 이완희와 그의 반대편에 선 형을 맡은 유태균의 관록은 빛난다.
5월9일까지. (02)36750804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