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공격적인 강속구를 되찾아라!'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02분
'공격적인 강속구 투구를 되찾아라!'
시즌 초반 3게임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박찬호(26.LA다저스)가 내용면에서 부진한 것은 공격적인 투구자세를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98시즌 박찬호는 다저스 투수중 사구가 11개로 가장 많았는데 타자들의 몸쪽을 적극 공략, 15승의 발판이 됐었다.
시속 160㎞에 가까운 강속구가 몸쪽으로 파고들면 위축되지 않을 타자는 없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즌 첫 게임에서도 2회에 버나드 길키의 몸을 맞춘 박찬호는 6회에 매트 윌리암스의 머리쪽으로 날아드는 위협구로 난투극의 위기를 유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부터 몸쪽을 파고드는 과감한 투구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강속구 대신 변화구 승부가 많아졌고, 볼카운트에 몰린 뒤 정직하게 가운데로 들어가는 직구는 상대 타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박찬호는 36개의 변화구를 던졌다.
커브가 제대로 꽂혀 삼진을 잡은 경우도 있었지만 절반인 18개가 볼이 되면서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렸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직구는 안타(8안타중 7개가 직구)가 되고, 6개의 삼진중 4개를 변화구로 잡으면서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자 직구의 힘도 약간 떨어지는 느낌.
지난 18일 경기에서 시즌 최고시속 158㎞를 한번 기록했지만 직구 대부분이 145∼150㎞대로 152∼155㎞가 주종을 이루던 지난 시즌과는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19일 "직구의 스피드보다는 처음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구속 4∼5㎞ 차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
과감한 몸쪽 승부로 타자들의 페이스를 흔들고 불같은 강속구로 직구를 기다리는 타자를 오히려 압도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다시 찾으면 정상 구속도, 승리도 함께 따라온다.
[샌디에이고＝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