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빠듯한 선발 살림에 각구단 '끙끙'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01분
넉넉한 집이 없다.
시즌 초반 온팀 마운드가 빠듯한 선발 살림에 끙끙앓고 있다.
5인 로테이션은 꿈속얘기, 서너명을 붙박이로 앉히고 남은 자리를 이리저리 융통하는 모습이지만 좀체 제대로 돌아가는 팀은 드물다.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시즌 초반 무더기 `개점휴업' 사태인 여파.
이대진 이강철이 드러누운 해태와 최향남이 빠진 LG, 박명환이 들락날락거리는 두산과 박충식이 물러난 삼성은 선발진과 불펜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미들맨들이 선발 뒷순서까지 메우느라 고통이 심하다.
그나마 뛰고 있는 투수들도 예년에 비해 던지는 이닝이 두드러지게 짧아져 선발승이 뜸해졌고 경기마다 등판하는 투수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
18일까지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승은 20차례.
작년 같은 기간（4월25일）의 27차례에 비해 30％ 정도 줄었다.
선발진이 무너지고 미들맨의 등판이 늘어나는 것은 어김없이 마운드 약화를 부른다.
작년 이맘때는 팀방어율 4점대 이상이 2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8일 현재 5개팀의 팀방어율이 4점대를 웃돌고 있다.
작년 88개와 올해 87개로 홈런 숫자가 비슷한데도 실점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투수들이 연타를 두들겨 맞고있다는 뜻.
`선발 마운드 왕국' 현대가 아직 한명의 완투승도 내지 못했고 `4월의 돌풍' 롯데는 선발 뒷순서가 허전하다.
매직리그 공동 1위 한화 역시 다음주내에 허약한 선발진의 대폭 수술을 선언해 선발 걱정은 상하위팀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