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리드가 제주도 간 까닭은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01분
3시즌째 한국에서 뛴 기아의 클리프 리드는 이제 `반한국인'이다.
다른 외국인선수들은 꿈도 못꾸는 일을 성큼 저지르는걸 보면 분명 그렇다.
리드는 19일 2박3일의 일정으로 제주도여행에 나섰다.
그것도 홀홀단신으로.
다른 용병들은 모범택시가 없으면 서울 시내에서도 꼼짝 못하는데 물건너 제주도로 `나홀로 여행'이라니 만만찮은 모험심이다.
리드가 제주도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기아-SBS의 실업기금모금 초청경기에 참가했다가 이역만리 낯선 섬의 풍광에 푹 빠져버렸단다.
잉크빛 바다, 탁 트인 초원, 코가 싸하도록 맑은 공기.
한시즌 동안 찌들은 심신의 묵은 때를 벗기기에는 그보다 더 적합한 곳이 없었다.
지난 16일 챔피언결정전은 끝났지만 일부러 미국행을 25일로 늦춰놓고 "하와이보다 더 놀기 좋은 곳으로 간다"며 여행가방을 챙겼다.
리드는 낮에는 관광,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낼 생각.
지난해 처음 왔을 때 모호텔 카지노에서 250만원을 따 동료들에게 멋지게 한턱 냈던 추억 때문에 이번에도 짭짤한 손맛을 기대하고 있다.
집이 `도박의 본고장'인 라스베이거스면서도 막상 카지노에는 한번도 출입해 보지 않았다는 리드.
어설픈 실력으로도 재미를 보게 해준 제주도가 그에겐 이래저래 아름다운 섬일 수밖에 없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