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김강룡 절도행각 '범죄예방 교과서로'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01분
정관계 고위층의 집을 잇달아 털어 세간의 화제를 뿌리고 있는 절도범 김강룡씨（32）의 범행수법 공개가 오히려 시민들의 `범죄예방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어 화제다.
지난 18일 인천부평경찰서와 한나라당 변호인들의 김씨 접견 녹취록이 밝혀짐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김씨의 범행 대상과 수법을 잘 분석한뒤 역으로 활용하면 훌륭한 방어책을 얻을 있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한 것.
서울 강남구 청담동 N 아파트 주민 김씨（45）는 주말 외출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따라 전화 녹음장치에 "곧 돌아오겠다. 1시간 뒤에 삼촌친구들이 방문할 것"이라는 범죄 예방용 녹음을 해놓았다고 밝혔다.
절도범 김씨가 밝힌 범행대상 아파트가 최소한 40평이 넘는 큰 평수의 아파트이고 가족들의 외출이 잦은 토-일요일 오후 6시에서 8시에 사이를 선호한다는 보도에 따른 `자구책'이라는 설명.
또 상류층이 많이 사는 서초구의 한 빌라촌은 요즘 현관문의 우유투입구를 막는 공사와 미제나 독일제 이중자물쇠 장치를 하는 작업으로 연일 소란하다.
이 또한 절도범 김씨가 우유투입구를 통해서 소형무비카메라와 액정화면, 자물쇠잠금 해제장치가 달린 첨단장비를 이용한다는 데서 착안된 것.
또 문이 잘 안 열릴 때는 `빠루'와 `드라이버'로 문을 부순다는 이유도 외제 자물쇠를 채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함께 집안에 있던 귀금속이나 현금은 모두 자리바꿈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밝혀진 것처럼 김치냉장고나 꽃병속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 현금이나 보석, 고가의 그림 등 손이 탈만한 물건을 어디에다 둬야할지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부（48）는 "현금은 모두 은행이나 주식투자에 맡겼고 반지, 목걸이 등 귀금속 2∼3개를 어디에다 둬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와관련, 서울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김강룡 등 공범들은 가정집에 들어가서 된장@고추장단지까지도 철저히 뒤지는 치밀함을 보인다"면서 "자칫 이들의 만화같은 범행이 또다른 범죄를 낳은, `범죄교과서'가 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