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재수의난']지역 이기주의로 세트 철거위기
기사입력 1999년 04월 18일 15시 14분
제주민란을 소재로 한 영화 `이재수의 난'(박광수감독_기획시대 제작)의 오픈세트로 유명해진 제주의 기생화산 아부오름이 땅 소유주들과 마을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영화 속 민란 주역들의 거점으로 사용된 아부오름 세트는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영화도 훌륭한 문화관광상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데, 지역주민들의 "목장과 초목지, 또한 관광지로서의 기생화산 등 원래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반발에 부딪친 것.
아부오름의 관할기관인 제주도청과 북제주군청이 여행사들의 관광상품 개발 등 아부오름에 대한 관광인식의 변화를 두고 새로운 개발계획에 착수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제작사인 기획시대측은 "최소한 영화가 상영종료될 때까지만이라도 철거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달 안으로 철거해야 할 형편"이라고 밝혔다. 철거절차는 처음 오픈세트를 지었던 MBC미술센터에서 원상복원작업까지 마쳐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영화계에서 아부오름 오픈세트의 철거에 대해 "아직도 자연경관 위주의 관광에서 못벗어난, 문화관광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낸 안타까운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